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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다니던 고등학교는 정동 MBC 방송국 근처에 있었다.
학교 앞에는 이태리 레스토랑 <이탈리아노>가 있었고 종로 쪽이나 명동으로 나가면 유명 식당이 즐비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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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쩌다가 부모님이 시내 나올 일이 있으면 이런 유명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도 하였다.
허지만 대부분은 학교 앞에 있는 자그마한 분식집에서 저녁을 해결하곤 하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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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등학교 시절은 활동이 왕성한 나이라 그런지 몇시간 만에 배가 고파지는 그런 때가 아닌가 싶다.
하교 시간이 다가오면 그런 고급 음식보다 학교앞 분식집 라면이나 떡볶이, 튀김 등이 눈에 아른 거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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친구들 생각도 다르지 않아서 학교가 끝나자 마자 친한 친구들이 뭉쳐서 분식집으로 달려 가곤 하였다.
당시는 이런 분식들을 어린 학생들만 먹었으니 말 그대로 <School Food>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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남가주 유명 Chef Michelle이 직접 만드는 집밥 입니다. 지금 주문 하세요~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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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스쿨푸드_School Food] 추억으로 가는 음식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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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ddress : 6982 Beach Boulevard Ste C-314. Buena Park, CA
Phone : (714) 228-973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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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이가 들면 이렇게 달고짜고 양념이 강한 분식점 음식이 생각이 안날 줄 알았다.
그런데 웬걸 미국으로 이민 오고 나서 제일 생각나는 것이 매콤하고 쫄깃한 떡볶이나 쫄면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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동부에 살고 있을 때는 이런 분식집은 커녕 한국 음식점 구경하기도 힘들었다.
그러니 집에서 만들어 먹거나 그냥 참는 수 밖에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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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데 어느날은 한국 생각이 울컥 올라오면서 이런 분식들이 거짓말처럼 그리움으로 밀려 들었다.
다음 날이 주말이라 새벽부터 서둘러 왕복 10시간이 넘게 걸리는 버지니아까지 갔다 온 적도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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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런 향수 병을 이기지 못하고 남가주로 이사를 왔는지 모르지만 남가주는 원하는 모든 한국 음식을 즐길 수 있다.
한국식 분식을 모아 놓은 <스쿨 푸드>가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것도 행운인지 모르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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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일 먼저 나온 것이 갈릭 베어컨 롤(Garlic Bacon Roll)이다.
일반 김밥보다 작은 사이즈인데 한입에 들어가기에는 적정한 사이즈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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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김밥>이라는 것이 쉬울 것 같아도 사실은 제일 맛내기 어려운 음식이라는 생각이 든다.
제일 먼저 김밥에 들어가는 밥을 짓는 것도 만만하지가 않은데 너무 질지도 고슬하지도 않게 지어야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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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밥에 질은 밥을 쓰면 사용하는 김이라든지 속에 들어가는 내용물에 관계없이 먹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.
이런 면에서 보면 <스쿨 푸드> 김밥은 약간 고슬한 정도에 안에 내용물도 제대로 신경을 쓴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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별 것 아닌 것 같은 김밥도 식당에서 만들면 자그마한 실수도 인정이 안되기 때문이다.
얼마 전에 무심코 들어간 분식집 김밥은 밥이 너무 말라서 먹을 수가 없는 정도 여서 반정도만 겨우 먹은 적도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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두번째 나온 김밥은 Special Roll인데 김치, 튜나, 멸치볶음 등을 골고루 섞은 김밥이다.
김치 김밥의 깔끔하게 떨어지는 맛이 좋고 튜나는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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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도 우리 가족이 가장 선호하는 김밥은 멸치볶음이 들어간 김밥이다.
빠작하고 짭잘하게 볶아낸 멸치를 김밥 속에 넣은 것인데 입안에서 씹히는 식감이 마음에 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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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유부와 파를 띄운 국물은 예전 한국 분식집 생각이 저절로 올라오게 만든다.
우스운 이야기이지만 김밥보다도 마음에 들어서 결국 리필(?)까지 해서 먹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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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 우리 가족을 가족 행복하게 만들어 준 <국물 떡볶이>이다.
타인종들이 이런 한국 분식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한국인에게는 <소울푸드>인지도 모르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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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떤 분이 <국물 떡볶이>라는 것을 생각해 내었는지 모르겠지만 몇십년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이다.
<국물 떡볶이>는 스푼을 이용해 먹어야 제 맛인데 먼저 국물과 함께 <떡볶이> 떡을 건져 입에 넣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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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반 떡볶이 보다는 양념이 강하지 않았는데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맛과 떡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.
유명한 셰프가 만든 대단한 음식도 아니지만 골수까지 한국인인 우리 가족에게는 만족도 100%인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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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느정도 떡을 건져 먹고는 이어 튀긴 만두를 국물에 푹 담구었다.
양념이 충분히 묻었을 때 먹었는데 바삭하고 부서지면서 쫄깃한 식감에 매콤한 국물까지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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국물에 튀긴 만두를 찍어 먹는 것도 좋지만 학창 시절에 로망 <쫄면>을 잊어서도 안된다.
고등학교 시절에는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<쫄면>을 안 먹으면 속이 답답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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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쫄면>에 대한 추억은 뒤로 미루고 고무줄처럼 탱글한 <쫄면>과 매콤달콤한 떡볶이 소스는 찰떡궁합이다.
국물과 함께 쫄면, 순대, 튀긴 만두까지 먹으면서 한 손에는 네프킨을 들고 수시로 입을 닦아 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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먹다가 주위를 둘러 보니 우리 정도로 나이 먹은 사람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.
젊은 사람들 사이에 섞여 먹어도 전혀 신경을 안 갈 정도로 추억의 분식에 빠져 들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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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소스몰>까지 가서 여기서 멈추면 너무 섭섭할 것 같다.
아무리 가벼운 김밥과 떡볶이를 먹었을 지언 정 디저트 만큼은 확실히 챙기기로 하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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에스컬레이트를 타고 밑으로 내려 가니 ((떡))하니 옥빙설이 자리를 잡고 있다.
<소스 몰>에 식당가가 몰려 있으니 한 자리에서 식사에서 디저트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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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빙수> 위에 올라가 있는 아이스크림을 스푼으로 크게 한 스푼 떠서 입에 넣었다.
먹는 것 만으로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 이상할 지 모르겠지만 모든 것을 제대로 챙겨 먹은 느낌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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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우리가 뼛속까지 한국인인데 한국 사람없는 동부에서 계속 살았으면 큰일날 뻔 했어"
남편이 빙수를 먹으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촌스럽게도 나도 크게 공감이 되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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