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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밥에 사이다까지 준비해서 배낭에 넣어 놓고도 안심이 되지 않아 현관 앞에 배낭을 고이 모셔 놓았다.
내일 아침에 <소풍>갈 생각에 새벽에 될 때 까지 잠은 안오고 눈만 초롱초롱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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양도 세어보고 해도 잠을 못 이루다가 하늘에 어슴프레 밝을 무렵이 되어서 미련하게 잠에 떨어진다.
결국 늦잠을 자고 <소풍>에 늦을 것 같아서 헐레벌떡 학교로 뛰어 갔던 기억이 아련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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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미쉘씨~ 예술사랑에서 전시회를 하는데 국밥도 끓여 놓고 바베큐도 하는데 놀러오세요"
<샌버나디노>까지 놀러갈 생각을 하니 <소풍>가는 학창시절 기분 그대로 심장이 ((벌렁벌렁))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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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침 일찍 일어나 <예술사랑>에서 친구들과 먹을 음식도 준비하고 마트에 들려 음료수도 아이스박스에 채워 넣었다.
우리 부부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 놓고 프리웨이를 달려가는데 날씨는 얼마나 좋은지 구름에 둥둥 떠있는 기분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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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예술사랑_Yesul Sarang] 그녀들이 샌버나디노에서 만나 예술을 말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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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ddress : 15551 Cajon Boulvard, San Bernadino, CA
Tel : (909) 573-992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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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동차가 입구에 들어섰는데 분위기가 심상치(?) 않다.
남가주에서 유명세를 떨치는 예술가 4인방이 하는 전시회라 그런지 주차장에는 차를 세울 곳이 만만치 않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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조금 멀찌감치 차를 세우고 전시회장을 향해 가는데 고기 굽는 냄새가 ((솔솔)) 풍겨온다.
전시회장은 뒷전이고 이 곳으로 가까이 가니 커다란 가마솥에는 <쇠고기 국밥>이 ((설설)) 끓고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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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시회를 보기도 전에 <쇠고기 국밥>을 조금 그릇에 덜어 맛을 보았는데 얼마나 끓였는지 이미 진국(?)이다.
그래도 지인들과 먼저 인사를 나누고 작품도 보아야 할 것 같아 일단 전시회장으로 입장하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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앤틱한 모양의 세련된 가구는 <Fullerton>에서 목공에 공방을 운영하는 <임후남>씨 작품이다.
<임후남> 작가는 서양화를 전공한 분이지만 인테리어 소품이나 가구로 더 알려져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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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Buena Park>에 있는 <뜰>이라는 아트 스튜디오는 항상 수강생들로 북적이는 명소이다.
이번 전시회에 <임후남> 작가가 출품한 작품들도 Vintage 풍의 고급스러운 가구들이 주를 이룬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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임후남씨 뿐만이 아니라 김홍비, 김원경, 이세실리아 씨도 참여를 하였다.
나무와 흙의 조화(Harmony of Wood & Clay)라는 전시회 제목처럼 가구와 도자기 전시는 매치가 잘 되어 보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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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김홍비>씨는 <예술사랑>을 묵묵히 지켜가는 조각가 김성일씨 부인인데 국민대 도예과를 나왔다.
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<김성일>씨를 내조하면서 자신의 확고한 예술관을 만들어 낸듯이 보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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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방문한 날이 전시회 첫날인데 놀랍게도 대부분의 작품이 판매되었다.
남가주 여류작가 4인방 전시회를 그동안 목이 빠지도록 기다렸던 분들이 차고 넘쳤던 모양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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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자연에서 나오는 나무와 흙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어 완벽한 작품으로 탄생했다"
전시회를 마련한 김성일씨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려 잠시나마 뜨겁게 예술에 대한 토론의 장이 마련되기도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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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실 이번 전시회를 찾은 것도 <김원경> 작가와의 친분이 있어 찾은 것 이다.
<김원경> 작가는 이대 도예과를 나왔는데 미주 언론에서는 도예가 뿐만 아니라 <푸드 스타일리스트>로도 잘 알려져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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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쩌다 <김원경> 작가 집으로라도 초대 받으면 그야말로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날이다.
맛있고 세련된 음식에 <김원경>씨가 직접 구운 질그릇에 예술적으로 담아 내니 고급 레스토랑에라도 앉아있는 기분이 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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샌버나디노 5에이커에 이르는 광활한 자연 속에 위치한 <예술사랑>은 이런 전시회를 열기에 적합하다.
복잡한 도심의 갤러리보다는 대자연 속으로 나오면 괜시리 마음까지 저절로 열리는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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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무나 붙잡고 국밥 한그릇에 막걸리 한사발만 있으면 즐거운 토론마당이 되어 버린다.
술을 못해도 상관이 없다. 갤러리 안으로 들어오면 향극한 차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히니 말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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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날 <Harmony of Wood & Clay>는 미술 전시회라기 보다는 커다란 축제장같은 모습이었다.
편안한 모습으로 고기와 함께 국밥을 먹으면서 작품도 구경하고 여기저기서 토론도 하는 진경이 벌어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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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인들에게 남가주가 얼마나 좁은지 <예술사랑>에서 아는 분들을 여럿 만났다.
우리는 얼른 막걸리 한통과 국밥, 고기를 들고는 비어있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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날이 덥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늘에 앉아있으면 사방으로 툭틔여 있어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온다.
오랜만에 지인들을 만나 기분좋게 막걸리까지 한잔하니 금방 얼굴이 불콰해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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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기차 기적>소리가 들려와서 고개를 돌려보니 멀리서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긴 기차가 하염없이 달려간다.
때 뭍지 않고 경치 좋은 자연에서 좋은 친구들과 앉아 막걸리까지 한잔하니 바랄 것이 없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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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나무와 흙의 조화> 전시회는 7월 26일까지 <예술사랑>에서 열리니 부담없이 구경갈 만 하다.
오랜만에 샌버나디노에서 예술의 향기에 취해 전시회도 보고 막걸리도 한잔하면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 수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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