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미국으로 이민을 오기 전에 단골로 다니던 <기사식당>이 제법 여러군데 있었다.
누룽지를 넣고 끓여내는 백숙을 전문으로 하던 식당, 돼지고기 연탄불 구이가 유명했던 성북동 식당 등등 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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음식 맛이야 그저 집에서 먹는 밥처럼 소탈하고 깔끔한 정도 이지만 넉넉한 아줌마 인심때문에 찾게 되던 곳 들이다.
어느 추운 겨울 날 코끝까지 빨갛게 얼어 있던 날에 단골 <기사식당>을 남편과 함께 찾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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궂은 날이다 보니 손님마저 별로 없는 한가한 때였는데 코트에 눈을 털면서 <기사식당>으로 들어섰다.
"손님이 없어서 일찍 문닫고 들어갈려고 했는데 그냥 주는 밥 먹고 가세요" 하고는 이것저것 챙겨 음식을 내온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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식사를 마치고 얼마를 드려야 할 지 몰라 주머니에 손을 넣어 집히는 데로 얼마를 꺼내 놓았다.
"준비한 것이 없어서 그냥 우리 먹던 밥상 그대로 낸거니 그냥 가시면 되요" 하고는 손사래를 치고 가게 문을 닫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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미국에서 이런 인간적이고 소박한 식당을 찾고 있는다면 <Mae's Cafe>를 권하고 싶다.
한국으로 치자면 가격은 그저 <기사식당>정도이고 맛도 그저 그렇지만 인간적인 웨이트리스가 있는 식당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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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매스 카페_Mae's Cafe] 눈물나게 저렴한 미국식 기사식당~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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9062 Trask Avenue, Garden Grove, CA
Tel : (714) 898-7044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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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매스 카페>는 OC에서는 특이하게도 24시간 영업하는 그런 식당이다.
<매스 카페>는 물론 한국식 기사식당이 아니다 단지 내가 이렇게 표현한 것은 가족같은 서비스에 저렴한 가격때문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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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레스토랑>이 너무 소박하다 보니 입구가 어디인지를 몰라 엉뚱한 곳으로 가 문을 잡아 당겼다.
다시 건물을 빙 둘러서야 입구를 발견하고 안으로 들어갔는데 금발의 종업원이 십년지기 친구를 만났것 처럼 반가워 한다. ^^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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입구 쪽에서 서있는 우리를 발견하고는 반갑게 인사를 하고 따라 들어오라고 손짓을 격렬(?)하게 한다.
"필요한 것이 있으면 바바라를 찾아 주세요. 음료는 무얼로 드릴까요??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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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바바라>는 활짝 웃는 얼굴로 주문을 받고 식구처럼 편하게 응대해 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.
주위를 슬쩍 둘러 보니 손님들이 제법 많았는데 대부분 지역 주민이거나 연세가 많은 분들이 있는 것이 특이하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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메인 요리를 주문하면 <스프>나 샐러드 중에서 한가지를 선택하여야 한다.
나는 <시져 샐러드>를 주문하였는데 따라 나오는 샐러드이니 특별할 것이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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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중에서 흔히 맛볼 수 있는 <랜치 드레싱>을 부어 먹어 보았는데 맛을 평가할 만한 것이 없었다.
굳이 말하자면 한국 식당으로 치면 당연히 따라 나오는 밑반찬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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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의 스프는 <브로콜리 크림 스프>인데 벌써 모양만 보아도 그저 그럴 것 같았다.
<크래커>를 부수어 넣고 한 스푼을 떠 보았는데 걸죽한 것이 흡사 풀을 되직하게 쑤워 놓은 것 같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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맛을 보았는데 너무 끓였는지 ((뻑뻑))해서 목으로 넘기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.
<스프>를 슬쩍 밀어 놓으니 남편이 땅겨다가 역시 몇 스푼 떠 먹어보고는 먹기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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식당에 갔을 때 안타까운 부분이 이런 부분인데 메인에 따라 나온다고 해서 대충 나오면 식당 이미지도 좋을 것이 없다.
<브로콜리 스프>도 우유와 생크림을 넣으면서 농도를 조절하면 얼마든지 맛있게 만들 수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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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롤빵>과 버터크림이 나오고 메인인 <파마산치킨>도 같이 나왔다.
모두들 단골인듯 일하시는 분들하고 농담도 하고 어깨를 툭툭치기도 하는 것이 보기에 좋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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앞에 앉은 백인 할아버지는 돋보기를 쓰고 두꺼운 책을 읽고 있었는데 바바라가 수시로 커피를 채워 주었다.
<레스토랑>에 모든 고객들이 식구처럼 편하게 식사를 즐기거나 심지어 독서까지 하고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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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른 손바닥만한 <닭가슴살>을 푸짐하게 튀겨내고 그 위에 <치즈> 한장을 ((턱)) 얹어 내온다.
옆으로는 스파게티를 넉넉히 담고 <파마산치즈>도 자그마한 통에 따로 담겨져 나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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커다란 <파마산 치킨>을 큼지막하게 썰어 먹어 보았는데 바삭하게 튀겨낸 것이 제법 그럴듯 하다.
<파마산 치킨>은 잘 갈아낸 빵가루에 <파마산치즈>를 넣고 섞어 튀김 옷을 입힌 후 튀겨낼 수도 있고 구울 수도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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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론 이럴 경우는 <튀김 옷>이 날이 서고 입안에서 ((바삭바삭)) 부서져야 제대로 된 <파마산 치킨>을 진미를 느낄 수 있다.
또한 닭가슴살의 비린 맛을 잡아 주기 위해서는 약간의 <마늘>도 들어가야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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음식을 먹으면서 포크로 여기저기 찔러 보고 생각하는 듯한 모습으로 식사를 하면 남편은 질색을 한다.
일단 이렇게 바삭하게 튀겨 내면 어느정도 <맛>은 보장하니 굳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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허지만 <스파게티>의 경우는 넉넉히 준 것은 좋았지만 특별한 노하우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.
우리 입맛에 <면>은 너무 불어 있었고 소스는 평범해서 끝까지 먹어내기가 부담스러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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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베이비 백 립>이 담겨져 있는 커다란 접시를 테이블에 올려 놓으니 저절로 감탄사가 올라온다.
가격이 저렴해 생각지도 않았는데 엄청난 크기의 <립>에 마음까지 넉넉해 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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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립>이 얼마나 부드럽고 연한지 슬쩍 나이프만 대어도 ((툭툭)) 떨어져 나온다.
나이프를 이용해 적당히 자른 후 손으로 ((척)) 집어서 갈비 뜯듯이 뜯어 먹기 시작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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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베이비 백 립>에 올라간 <소스>는 우리가 기대한 <BBQ> 소스하고는 많이 달라서 살짝 당황스러웠다.
미국인들이 즐겨 먹는 소스는 진한 갈색에 달콤짭잘하고 살짝 토마토 향이 올라오는 맛인데 <매스 카페>는 다른 소스 맛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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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른 레스토랑의 <베이비 백 립> 소스보다 더 붉은 색을 띄고 달콤한 맛보다는 새콤한 맛이 훨씬 강하다.
상당히 프레시한 토마토 향이 강하게 느껴지는데 무엇이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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남편과 내가 워낙 고기를 좋아하니 <베이비 백 립>은 완전히 빈접시가 될 때 까지 <프렌치프라이>까지 깨끗이 비웠다.
점심에 이렇게 성대한 만찬(?)을 즐기고도 가격이 20불 정도 나왔으니 저렴한 것은 인정해 주어야 할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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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매스 카페>는 24시간 영업을 하니 누구나 아무때나 가서 저렴하고 편안하게 포식을 할 수 있는 <레스토랑>이다.
말도 안되게 저렴한 가격의 <레스토랑>을 맛이 있다 없다 따지는 것 자체가 장난일 수도 있겠다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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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가한 점심에 방문하여 뜻밖에 만찬(?)을 즐긴 것에 만족했던 하루였다. ^^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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