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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버님이 유난히 술을 많이 마시고 오신 날은 아침까지도 숙취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셨다.
어머니는 미닫이 문을 열고는 "**아!! 영철네 가서 콩나물하고 두부 좀 사가지고 와라!!!" 하고 소리를 지르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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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면 꼼짝 못하고 시장 어귀에 있는 <영철네> 가서 콩나물과 두부를 사서 외상장부에 달아놓고 집으로 돌아온다.
시장앞 자그마한 슈퍼마켓(?)은 원래 상호가 있지만 동네 사람들은 아들 이름을 상호로 멋대로 불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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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머니는 찌그러진 냄비에 아버님을 위해 뜨거운 <콩나물국>을 끓여 내었다.
아버님은 <콩나물국>에 고추가루를 넣고 국물을 들이키면서 "어~ 시원하다"하시면서 한그릇을 비워내셨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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미국에 이런 슈퍼마켓이 있을리 없으니 남편이 설사 숙취에 시달린다고 하더라도 도와줄 방법이 없다.
"오늘은 속을 풀만한 국 좀 끓여주지" 남편이 늦게 일어나 눈치를 슬슬 보면서 말을 건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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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시끄러워요. 한두시간 있으면 월남국수 식당이 문을 여니까 가서 해장하고 오세요!!" 하고 핀잔을 준다.
이런 이야기를 구구절절 적은 이유는 미국에 사는 대부분의 한인들이 <월남국수>로 해장을 하기 때문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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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포 77_Pho 77] 가격은 저렴하지만 맛은 만만치 않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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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ddress : 11444 South Street, Cerritos, CA 90703
Tel : (562) 402-090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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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포 77>이 위치한 쇼핑몰은 생긴지 얼마되지 않아 식당들이나 상점들이 깔끔해 보인다.
<포 77>은 <Class 302 Cafe>와 아이스크림 집 중간에 끼어 있어 상대적으로 자그마해 보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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허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안까지 깊숙히 들어가는 상당히 큰 <레스토랑>이었다.
방문한 시간이 2~3시 쯤 이라서 손님은 우리 밖에 없어서 나름 괜히 들어왔나 싶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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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식당 리뷰에는 대부분 맛이 있다고 썼던데,,,, 괜히 온 것 아닐까??"
손님이 없는 것을 보고 남편도 심드렁한 표정이 되어 버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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메뉴 가격은 월남식당들이 많이 모여 있는 <Westerminster>나 가든글로브 정도로 저렴하였다.
월남국수, 샐러드와 <스프링롤>으로 구성된 <콤보> 가격이 겨우 6불 99전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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월남국수 가격도 5불에서 9불 정도이니 그저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격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.
손님도 없고 가격까지 저렴하니 맛에 대해 걱정이 ((슬슬)) 되기 시작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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남편은 <Rare Steak & Brisket> 월남국수 <라지>를 주문하였는데 그야말로 크기가 어마어마하다.
생긴지 얼마되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보기에도 <쇠고기>를 어이가 없을 정도로 수북히 쌓아 올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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남편이 먼저 스푼을 이용해서 국물 맛을 보았는데 "어?? 이거 진국이네" 하고 깜짝 놀란 표정이 된다.
기대가 적어서 그런지 의외로 진하고 구수한 국물 맛에 다시 기대감이 올라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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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월남국수> 국물이 뜨거울 때 먼저 숙주와 바질, 할라피뇨을 넣고 따로 채썰은 양파를 부탁하였다.
양파에 <스리라챠>를 듬뿍 넣고 양파가 빨갛게 물을 들을 정도로 슥슥 비벼 놓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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화끈하게 매운 양파를 김치 대신 <월남국수>에 올려서 먹기 시작하면 어느덧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힌다.
<포 77> 월남국수는 국물도 다른 베트남식당보다 진하고 <고기>도 조금 황당할 정도로 많이 얹어 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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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<콤보>로 주문한 메뉴도 나왔는데 <월남국수>도 내가 선택할 수 있다.
나는 양지(Brisket)만 넣어 달라고 했는데 역시 고기를 한껏 얹어서 내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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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월남국수> 먹는 방법도 사람따라 다르지만 나는 먼저 자그마한 접시에 <스리라챠>와 굴소스를 섞는다.
그리고는 국수를 먹으면서 <고기>를 소스에 찍어 반찬같이 먹기를 즐긴다. 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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국수와 함께 숙주를 같이 말아 올려 입에 넣었더니 아직까지 숙주가 <아삭아삭>하게 씹힌다.
물론 약간 덜 익어 비릿한 맛도 올라오지만 이렇게 씹히는 식감이 진한 월남국수 국물 맛하고도 잘 어울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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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대식가>라면 이런 월남국수와 함께 반미(Banh Mi) 먹기를 권하고 싶다.
베트남이 프랑스 식민지 시절에 쌀가루와 밀가루로 만든 <사이공 바게트>에 이런저런 재료를 넣어 만든 샌드위치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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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반미>에 고기와 야채는 샌드위치와 비슷하게 들어가지만 <실란트로>가 들어가는 것이 다르다.
<반미>는 구수하고 진한 <월남국수>와도 잘 어울려 같이 먹으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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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은 <콤보>에 스프링롤이 포함되어 있어 이 정도로도 다 먹어내지 못할 정도로 양이 많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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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월남국수>를 먹을 때는 국물까지 남기지 말고 먹어야 예의일 것 같지만 끝까지 먹어내지 못할 정도로 양이 많다.
그 동안은 <월남국수>를 먹으려면 부러 <웨스터민스터>까지 차를 몰고 갔는데 의외의 장소에서 제대로 된 <베트남식당>을 만난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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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베트남> 음식은 알아가면 갈수록 종류도 많고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 것 같다.
더구나 가격도 햄버거 정도로 저렴하니 <베트남> 음식에 대한 선호도는 높아질 수 밖에 없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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예전에는 <코리아타운>처럼 베트남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사는 곳에 <베트남식당>이 많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.
이제는 어디를 가나 <베트남식당>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물론 타인종이 대부분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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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베트남> 음식이 프랑스 영향을 받아 동서양이 만난 퓨전 모양새를 띄기 때문에 어느 인종에게나 인기가 있는 것 같다.
뿐만 아니라 베트남 분들이 적응력이 뛰어나 누구 입맛에나 맞는 음식을 개발해 놓은 것도 큰 이유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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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 가족도 햄버거 가격도 안되는 금액에 <베트남음식>을 즐길 수 있으니 자주 찾게 된다.
이렇게 한두번씩 가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거부감도 줄어들고 이제는 <인>이 박이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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