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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오키나와>는 2차대전 직후부터 미군의 지배를 받았는데 현재도 수만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.
미국인들은 <오키나와>에 들어오면서 몸만 들어온 것이 아니라 패스트푸드, 베이컨, 스테이크 등등 미국 음식도 같이 들여 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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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오키나와>는 일본에서 인구당 패스트푸드점이 가장 많을 뿐만 아니라 미국 음식을 먹기 위해 지출하는 비용은 다른 지역에 비해 50%이상 높다.
평생 초밥이나 샐러드를 먹던 <오키나와> 사람들에게 갑작스러운 식생활 변화는 돌연사하는 사람들을 늘렸다고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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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미국 음식이 오키나와를 점령하다 시피 했으면 도대체 오키나와 음식이 뭐야??"
이런 의문들이 고개를 들면서 예전 전통 음식을 다시 먹으려는 움직임도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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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키나와 음식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물론 <고야> 를 조리한 것 인데미국에서는 <Bitter Melon>이라 불리우는 것이다.
그중 하나가 <고야 참푸르>인데 한국 부대찌개처럼 미국의 영향을 받아 고야에 스팸, 달걀, 두부가 들어가는 특이한 음식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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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하부야_Habuya] 미국에서 오키나와 음식 드셔 보셨어요?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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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ddress : 14215 Red Hill Avenue, Tustin, CA 92780
Tel : (714) 832-332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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식당 입구에 도착해서 사진을 찍는다고 왔다갔다 하면서 간판을 보았는데 <Okinawan Dining>이라는 이름이 선명하다.
<Tustin>에 오키나와 음식을 한다는 것이 황당하기는 하지만 덕분에 여기까지 내려왔는데 실망을 안했으면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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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본 식당 어디를 가나 입구에 들어서면 귀가 따가울 정도로 "이라세이마세!!" 하고 소리를 질러댄다.
식당 인테리어도 일본식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천장에 잔뜩 붙여 놓아서 정리가 되어 보이지 않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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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본식 돈가스 커리(Pork Cutlet Curry)를 주문했는데 커리에는 이렇게 샐러드가 저절로 따라 나온다.
<샐러드>는 기본으로 따라 나오는 메뉴이니 특별한 맛은 없고 약간 쌉살한 참깨 드레싱을 사용한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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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하부야>가 오키나와 음식점이라고는 하지만 오키나와 음식하면 떠오르는 비터멜론이나 돼지고기 등을 사용한 메뉴는 별로 보이지 않았다.
<하부야>의 돈가스 커리는 전형적인 일본 커리인데 달착하면서고 고소한 바로 그 맛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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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본 <커리 전문점>의 경우는 매운 정도나 토핑 등도 고객이 선택할 수 있지만 거기까지 기대하기는 무리일 것 같다.
<하부야>는 전형적인 미국식 일본 식당처럼 보이는데 우동, 라멘, 커리 등등 대부분의 메뉴를 취급하고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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눈이 돌아갈 정도로 다양한 메뉴가 있으면 사실 전문적인 맛을 기대하기는 난망하다.
허지만 <일본 커리>자체가 워낙 맛이 있으니 커리에 밥을 슥슥 비벼 먹어 보았는데 제법 입에 감기는 맛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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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본 <돈가스>답게 튀김 옷이 날이 서도록 튀겨내서 입안에서 바삭바삭하게 씹히는 식감도 마음에 든다.
<돈가스> 한조각을 들어서 커리 국물에 담근 후에 먹어 보니 커리의 진한 향과 바삭하게 부서지는 돈가스가 잘 어울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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돈가스는 전형적인 일본식 튀김인데 겉은 바삭바삭하고 안은 여전히 원래 식재 맛이 그대로 느껴진다.
크리스피하게 부서지는 빵가루에 부드러운 돼지고기는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가 않는 베스트 메뉴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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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실 이런 튀김류나 매콤한 종류의 음식을 먹으면 시원하고 쌉쌀한 맥주 생각이 올라온다.
하여튼 오랜만에 마주한 <일본 커리>는 전문점은 아니더라도 마음에 사로잡기에 충분한 맛이어서 한그릇을 뚝딱 먹어치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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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돈가스 커리>를 먹는 도중 결국 오키나와에서 생산된다는 <Orion> 맥주를 주문하였다.
<Orion> 병맥주는 이미 차갑게 냉장된 상태였는데 따르는 중간에도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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맥주 컵은 일본식으로 우리나라 소주잔보다 조금 큰 정도라서 일단 두잔을 거품이 일게 따라 보았다.
그리고는 "인생 뭐 있나~ 시원하게 한잔 합시다"를 외치고 한잔을 깔끔하게 단숨에 비워 버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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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원하기도 하지만 일본 맥주답게 쌉쌀한 맛보다는 부드러운 맛이 강한 맥주였다.
오키나와 맥주 <오리온>은 남자들은 위한 맥주라기 보다는 부드러운 것을 좋아하는 여자들의 맥주라는 생각이 들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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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나마 오키나와 음식이라도 굳이 챙겨 먹었던 소키소바(SokiSoba)이다.
소키(Soki)라는 말은 돼지고기를 ((푹)) 삶아낸 것을 뜻한다고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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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묵한 그릇에 소바를 담고 그 위에 눈으로 보기에도 두툼한 <돼지갈비>를 넉넉히 얹었다.
그리고 일본식 생강절임과 어묵까지 넣었는데 국물은 그렇게 진해 보이지 않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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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본식 라멘과 사누키 우동은 자주 먹었지만 역시 <소바>는 익숙치 않아서 찰기없는 맛에 적응이 되지 않는다.
아무래도 다음 번에 갈때는 <소바> 종류는 주문을 하지 말아야 할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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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돼지고기>가 얹어 나오는 오키나와 소바는 한국 고기국수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.
단지 국물 맛이 진하지 않고 밍밍해서 흡사 간장물 같은데다 국수 면발도 흐물흐물 부서지는 것이 단점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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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실 라멘처럼 꼬들꼬들하거나 사누키 우동처럼 탱글탱글 쫀득하면 모르겠지만 소바 특유의 퍼슬퍼슬한 맛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.
국물은 약간 달착하면서 밍밍한데 익숙한 듯 하면서도 생소한 그저그런 맛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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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런 밍숭한 맛이라도 한국식으로 <단무지>라도 있다면 척척 얹어 먹어도 좋을 것 같은데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.
본전 생각이 나니 돼지고기를 반찬삼아 몇 젓가락 뜨다가 굳이 먹어내고 싶지 않아 젓가락을 내려 놓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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날도 살살 더워지기 시작하니 남편을 위해서 <우나기 정식>도 주문을 하였다.
제법 커다란 크릇에 밥을 얹고 그 위에 숯불에 구운 우나기를 세 덩어리를 척하니 올려 내온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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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선 보기만 해도 힘이 불끈 솟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비쥬얼이라서 마음에 든다.
한국에 있을 때는 가끔 장어를 전문으로 구워 파는 식당에 가서 몸보신을 하고는 하였는데 미국에서는 오랜만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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급한 마음에 크게 한스푼 밥을 뜨고는 그 위에 장어 한조각을 올려 맛을 보았다.
생각한대로 구운 장어 특유의 숯불 향이 올라오고 곧이어 달콤하면서도 짭잘한 소스가 입에 감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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장어 특유의 기름이 입안에 퍼지면서 솜사탕처럼 부드러운 장어가 씹히는 식감이 오랜만이다.
남편은 오랜만에 맛보는 장어 맛에 반했는지 먹어보라는 말도 하지 않고 후다닥 반그릇을 비우는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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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느정도 먹다가 스리라챠를 부탁해서 야채절임에 뿌려서 김치처럼 섞어 먹으니 훨씬 먹을만 하다.
오랜만에 시원한 일본 맥주에 장어덮밥까지 먹으니 일본에 온듯한 기분까지 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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음식을 먹다가 식당을 둘러보니 옛날 드라마 포스터 <오싱>이 붙어 있어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.
<오싱>은 일본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리메이크해서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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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오싱>이라는 드라마가 오키나와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이런저런 재미가 있다.
<하부야>가 오키나와 전문 음식점이라는 이름을 걸어 놓았지만 역시 그 쪽 메뉴만으로는 어려워 보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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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는 사실 <고야>로 만든 음식을 기대하고 갔지만 메뉴에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.
보통 평범한 일본 음식으로 주문을 하였는데 최고의 일본 식당이라고 말하기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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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메뉴 선택을 할 때 주의하여야지 어떤 음식은 한국 사람 입맛에 잘 맞지 않는듯 하였다.
하여튼 마지막에 아이스크림까지 디저트로 챙겨 먹고 마지막까지 최선(?)을 다하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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