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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어머!!! 아저씨 보고 한국에서 유명한 중견 배우가 온 줄 알았지 뭐예요??"
"하하하~ 시내에 마실 나온다고 쪽 뽑아 입고 나왔는데 아주머니가 알아 주시네요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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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얀 모자에 역시 하얀 티셔츠와 브이넥까지 받쳐 입고 하얀 신발까지 신은 멋쟁이 아저씨가 점심 식사를 하러왔다.
<홍어와 꽃게>에서 일하시는 분이 단골 손님에게 기분 좋게 인사를 건네니 얼굴에 함박 웃음이 피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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도대체 이 곳에 LA인지 한국인지 오락가락할 정도로 정스럽고 소박한 식당이 <홍어와 꽃게>이다.
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할 때면 얼마나 가격이 저렴한지 민망할 정도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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LA 올라 갈 때 마다 한번씩 들러 식사를 하는데 일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식구같이 살갑게 대하는지 모른다.
그야말로 동네 단골집에 앉아 편안하게 허리띠 풀고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실비식당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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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홍어와 꽃게_(구)버몬순대] LA사는 한인들이 행복한 이유~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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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ddress : 923 South Vermont Avenue, Los Angeles, CA
Tel : (213) 365-888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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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장님이 전라도 분인 것 처럼 생각이 드는데 원래는 홍어전문에 간장게장 전문이라고 한다.
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진한 한국 음식이 그립다면 역시 호남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곳을 찾아야 회포가 풀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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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아따~ 헹님도 한잔 받으소~" 할 정도로 이런 식당은 누가 손님이고 누가 주인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술잔이 돈다.
식사를 주문하자 커다란 쟁반에 반찬을 어마어마하게 담아 온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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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홍어와 꽃게>는 점심 시간에 가도 웨이팅일 걸릴 정도로 손님들이 밀려 드는데 식사 주문을 하면 그 이유를 알 수있다.
기본 찬을 놓아주는 것만 해도 형식적으로 올려 놓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맛깔스럽게 입맛을 땅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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잡채만 해도 제법 커다란 접시에 제대로 만들어 냈는데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잡채를 밥 위에 척척 얹어 먹기 시작한다.
그리고는 흡사 샐러드처럼 아삭하고 시원하게 씹히는 김치까지 자제하지 않으면 밥 한그릇도 비울 수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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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홍어와 꽃게>는 이미 LA 바닥에서는 쯔기다시 인심이 화끈하다고 소문이 나서 손님들이 몰린다.
이런 명성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내 얼굴만한 <연어머리> 조림을 상 위에 턱 올려 놓고 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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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어?? 연어머리 조림 주문하지 않았는데요~" 하고 컴플레인(?)을 했더니 슬쩍 우리를 쳐다보고는 한마디 한다.
"그냥 드리는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맛있게만 드세요" 순간 이게 웬 횡재인가 싶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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젓가락으로 슬쩍 생선 살은 들었는데 흐물하게 잘 조려저서 쉽게 분리가 된다.
한조각을 떼어서 입안에 넣었는데 연어머리가 싱싱해서 그런지 쫀득하면서 부드럽게 입안에서 녹아 버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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투박한 밥공기처럼 생긴 그릇에 얼음을 가득 담고 그 위에 참치를 얹어 가지고 왔다.
선홍색이 뚜렷한게 생선에 대해서 잘아는 사람이 손질을 하고 숙성 시킨 것이 틀림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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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도 고향이 바닷가라고 생선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는데 비쥬얼로만 보아도 제대로 손질된 참치였다.
한점을 들어서 간장에 살짝 찍어 입어 넣었더니 고소하면서 탱글하게 씹히는 참치가 입을 호강시켜 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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간단하게 점심이나 먹자고 들렀던 <홍어와 꽃게>에서 진수성찬을 접하니 감개가 무량할 지경이 되었다.
참치회를 간장에도 찍어 먹고 초고추장에도 찍어 먹으니 순식간에 빈그릇이 되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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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그마한 생선 튀김을 무어라고 하면서 가져다 주는데 보기에는 흡사 빙어튀김처럼 보였다.
"한국으로 말하자면 빙어튀김 인가요??" 하고 물어 보았는데 그 종류하고는 다른 것이라고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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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여튼 시사모처럼 머리부터 꽁지까지 한입에 넣고 음미하면서 먹을 수 있는 생선이다.
손으로 ((툭)) 집어서 간장에 찍어 맛을 보았는데 튀김 옷이 바삭하는 소리를 내면서 부서지면서 이어 부드러운 생선살이 만나게 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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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실 자그마한 생선이라 뼈라는 것이 씹힐 것도 없어서 같이 먹으면 되는데 되려 고소한 맛을 더해준다.
일식집에 가면 내는 새우, 오징어 튀김하고는 격이 다른 느낌인데 생각없이 한 접시를 비우게 만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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원래 <버몬순대>를 하였던 식당이니 순대 맛은 걱정할 것이 없이 보증된 곳 이다.
순대, 돼지고기 그리고 간, 허파 등등이 나왔는데 정통 순대는 쫄깃하면서 구수한 향취가 오리지널 임을 알려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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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 가족은 순대를 먹을 때는 젓가락을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툭툭 집어서 새우젓에 찍어 먹는다.
새우젓의 약간 비린 맛에 담백한 순대과 부속고기가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는 먹어 본 사람은 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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먹고 있는 중간에 보쌈+된장찌개도 나왔는데 식사가 나오기도 전에 얼마나 집어 먹었는지 모른다.
하여튼 순대와 함께 두툼한 돼지고기를 집어서 상추 위에 얹고는 다시 무우생채와 된장을 올려 싼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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쌈을 크게 말아서는 한입에 넣고 우물우물 먹는데 다이어트는 물 건너가고 식욕만 남았다.
적당하게 부드럽게 삶아진 돼지고기는 너무 흐물하지도 않고 비게와 살이 쫄깃하면서도 구수한 여운을 남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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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식을 완성하는 음식은 뭐라뭐라해도 <된장찌개> 빼 놓고 이야기할 수가 없다.
사실 수많은 한식당이 마지막에 주는 <된장찌개>에 신경을 쓰지 않고 멀건 국물만 내는 경우가 많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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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도 음식을 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경우가 안타까운데 별 것 아닌 것에서 식당 점수가 깍이기 때문이다.
양식당의 경우는 마지막 디저트가 식당 등급을 결정하듯이 한식당은 <된장찌개>가 이런 역할을 하는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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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얀 쌀밥 위에 우리가 먹는 식대로 된장찌개를 두부와 함께 퍼서 밥과 슥슥 비빈 후 시큼한 김치를 올린다.
이렇게 먹기 시작하였는데 흡사 전라도 토박이 된장찌개처럼 구수하면서 투박한 맛이 행복지수를 올려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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쿠킹클래스나 식당 컨설팅이 직업이다 보니 감을 잃지 않기 위해 매주 한두번 혹은 서너번을 식당을 찾아 다닌다.
이런 것이 벌써 400개 식당을 넘어서 500개를 향해 가니 내 자신이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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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렇게 많은 식당을 다니다 보면 저절로 객관적인 시각이 생기고 레스토랑 트랜드도 읽게 된다.
그래도 <홍어와 꽃게>처럼 제대로 된 식당을 만나게 되면 직업도 잊고 행복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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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지막에 나온 해물뚝배기는 9.99불 정도로 저렴한 가격인데 커다란 왕새우에 싱싱한 게, 오징어, 조개 등등을 가득 넣었다.
해물이 넉넉히 들어가고 콩나물이 들어간 해물뚝배기는 맛이 없으면 이상할 것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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남편도 식사 중간에 허리띠를 풀고 정신없이 먹기 시작하는데 이미 이마에서는 땀이 줄줄 흐른다.
마지막에 보니 그 많던 음식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 빈접시만 남아 있는 것을 보니 오늘은 포식을 제대로 한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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점심에는 보쌈정식이나 해물뚝배기 정식 등등이 9.99불로 저렴하니 아무리 먹어도 부담이 없다.
LA 사는 한인들은 이렇게 가까운 곳에 황당하게 저렴하고 맛이 있는 <홍어와 꽃게>가 있으니 행복할 수 밖에 없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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