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직업이 직업인지라 올해 같이 더운 여름에도 주방에 들어가 불 앞에서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.
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남가주 더위을 온 몸으로 겪으니 기력이 바닥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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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아무 말 하지 말고 LA 나가서 진한 추어탕 한그릇 먹고 옵시다"
오랜 만에 일이 없는 날 제대로 추어탕을 끓여 내는 식당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일찌감치 5번 프리웨이로 들어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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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무리 자칭타칭 요리 박사라는 나도 추어탕은 제대로 만들 자신이 없는 어려운 음식이다.
싱싱한 미꾸라지를 소금과 밀가루로 세척하는 과정이나 비린내 나지 않게 끓이기는 대충 난감하기 때문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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미쉘 셰프가 직접 만드는 어머니 손맛이 느껴지는 집밥을 지금 주문하세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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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구름산 추어탕] 유난히 더운 이번 여름 무사히 나기~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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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ddress : 1101 South Vermont Avenue. #103, Los Angeles, CA
Phone : (213) 388-929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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추어탕은 여름을 무사히 나게 하는 <보양식>인데 사실 제대로 만들어 내는 식당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.
<추어탕>은 추탕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싱싱한 미꾸라지를 푹 고아 걸러낸 것에 이런저런 양념을 한 음식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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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때 미꾸라지의 비린내나 잡내가 나지 않는 <추어탕>을 만드는 식당이 있다는 것 만도 행운이다.
아직까지 OC에서는 추어탕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을 만나지 못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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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우아~ 선생님~ 조금 힘들어도 LA Vermont에 걸쭉한 진짜 추어탕 전문점이 있어요"
이미 LA <구름산>에서 추어탕을 폭풍 흡입하고 OC로 내려온 제니가 칭찬일색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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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구름산> 추어탕은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인테리어가 깔끔하고 집기들이 새것이었다.
자리를 잡고 앉자 마자 추어탕과 오징어 볶음 등등을 주문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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식당도 깨끗하지만 직원 분들이 과하지 않고 세련되게 주문을 받는 것도 인상적 이었다.
주문을 하자 마자 6가지의 반찬을 세팅해 주는데 어느 식당에서나 만나는 일상적인 반찬들이 아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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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중에서도 돼지고기 고추 조림이 있었는데 반찬이라기 보다 메인요리처럼 느껴졌다.
쌀밥 위에 달착하면서도 짭쪼름한 돼지고기 조림을 얹어 먹으니 이 것만으로도 한그릇을 비울 수 있을 것 같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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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추어탕 나오기 전에 서비스로 드리는 편육과 콩나물 무침입니다"
매니져 분이 정갈하게 담겨진 <편육과 콩나물 무침>을 놓고 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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별로 비싸지 않은 추어탕을 주문했는데 <편육> 한 접시을 받기에는 조금 민망한 기분도 들었다.
셰프 생활을 몇십년한 나도 생각지 못했던 <콩나물 무침>과 편육의 조화는 최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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살짝 매콤새콤하게 양념한 아삭한 콩나물을 편육 위에 얹어 쌈을 싸듯이 말아 먹어 보았다.
먼저 부드럽게 씹히는 편육의 식감도 좋았지만 아삭하게 씹히면서 매콤한 콩나물은 느끼함을 덜어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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드디어 기다리던 <구름산> 추어탕이 나왔는데 보글보글 끓는 추어탕은 비쥬얼에서도 입맛을 자극한다.
신나게 끓고 있는 <추어탕>에 부추를 넉넉히 올린 후 사진부터 한장 찍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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본격적으로 먹기 전에 남편이 먼저 추어탕 국물을 살짝 떠서 맛을 보았다.
"허~ 구수하면서도 진한 맛이 예전 한국에서 먹었던 추어탕 딱 그맛인데~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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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실 남편은 한국에 있을 때는 여름이면 추어탕을 수도 없이 비우는 추어탕 매니아 였다.
물론 오래 전에 미국으로 이민을 온 후에는 언제 <추어탕>을 먹었는지 기억이 감감할 정도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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국물 맛이 일품이니 이것저것 볼 것 없이 스푼으로 퍼서 그 위에 겉저리을 얹은 후 먹기 시작했다.
구수한 맛에 입안에거 감기면서 아작하게 씹히는 겉절이는 궁합이 딱 맞아 떨어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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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추어탕>을 먹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남편 이마에서는 땀이 송글송글 맺히면서 뚝뚝 떨어진다.
손수건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면서 셔츠가 젖도록 <추어탕>을 먹어야 제맛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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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렇게 땀이 떨어질 정도로 먹고 나면 이제 걸죽한 국물 만 남게 된다.
이 때 뜨거운 하얀 쌀밥을 말아 스푼으로 슥슥 말은 후에 바닥이 보일 때 까지 먹고 나서야 보신이 된듯한 기분이 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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음식이라는 것이야 누가 주방에 들어가서 라도 지지고 볶고 끓이면 만들어 낼 수 있다.
그렇지만 제대로 만든 음식은 간이라든가 매운 정도, 새콤한 정도가 딱 떨어지게 만들어 내는 것이 셰프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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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오징어 볶음>이라는 음식은 싱싱한 오징어에 몇가지 야채 그리고 매콤하니 달착하게 볶아내면 될 것 같다.
허지만 사실 이런 간단한 요리가 셰프들의 실력이 판가름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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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리지널로 만들어낸 <추어탕> 맛에도 반했지만 딱 떨어지게 간을 맞춘 <오징어 볶음>도 일품이다.
<추어탕>을 바닥까지 먹어 치운 우리는 빈 그릇을 부탁해서 그릇 안에 하얀 쌀밥을 넣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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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그 위에 <오징어 볶음>을 마구 투척(?)한 후 투박하지만 한국식으로 비벼서 먹기 시작했다.
이런 맛은 아주 오랜만인데 이렇게 비벼 매콤하게 한그릇 뚝딱 비우니 행복감까지 생기는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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새로 오픈한 <구름산> 추어탕은 오픈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최상의 음식을 낸다.
유난히 더위를 탄다면 올 여름이 가기 전에 재빠르게 <구름산>에서 추어탕 한그릇 비워 내도 좋을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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