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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릴 적 내가 살던 동네 시장 입구 쪽에 순대국을 전문으로 파는 허름한 식당이 있었다.
식당 안으로 들어가면 테이블이나 의자가 있는 것이 아니고 드럼통 테이블에 간이 의자가 전부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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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도 저녁 시간이면 손님들로 가득찼는데 물론 일용직 노동자 분들이나 시장에서 일하는 남자 분들이었다.
들어가면 매캐한 담배 연기와 막걸리 냄새가 섞여 그야말로 남자들 만의 공간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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장바구니를 든 어머니와 나는 그 사이를 뚫고 순대국 한그릇 씩을 시켜 먹곤 하였다.
"진정한 순대 매니아라면 이 정도 배포는 있어야 되는 것 아냐!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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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끔 남편에게 당시 이야기를 해주면서 나의 용맹성을 자랑하곤 하였다.
그런데 사실은 어머니와 내가 그 정도로 순대국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무서운 것이 없었을 뿐 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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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무봉리 순대] 부에나파크 순대 매니아들 신났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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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ddress : 1937 West Malvern Avenue. Fullerton, CA 92833
Phone : (714) 680-955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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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부에나파크> 우리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무봉리 순대가 오픈 했다는 소문을 들었다.
누구나 인정하는 자칭 부에나파크 순대 아줌마가 모른 척 할 수 없으니 바로 출발하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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LA는 경쟁이 심할 정도로 순대 전문점이 많지만 <부에나파크>에는 갈 곳이 별로 없다.
사정이 이러니 <무봉리 순대>가 오픈한 것은 OC 순대 매니아들 에게는 희소식일 수 밖에 없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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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른 저녁 시간에 도착을 하였는데 <무봉리> 앞에는 이미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.
나 말고도 순대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많았는지 30분 정도는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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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는 <무봉리 순대 접시>를 주문했는데 국물은 같이 따라 나온다고 한다.
주문을 하자 마자 깍두기와 겉저리, 부추무침을 테이블에 올려 놓고 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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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순대국>처럼 탕 종류는 김치나 깍두기가 맛이 있어야 탕의 맛을 제대로 살려준다.
<탕>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 임에도 불구하고 김치나 시어있거나 깍두기가 무른 경우도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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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런 경우는 <탕>이 아무리 맛이 있어도 음식에 손이 가지 않는다.
<무봉리> 깍두기와 겉저리는 아삭하고 간도 잘 맞아서 합격점을 주어도 될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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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순대 전문점>이라 하면 웬지 나이 지긋한 고객들이 소주 일병하고 있을 것 같다.
그런데 지역 특성상 그런지는 몰라도 대부분이 젊은 고객이나 부부들이라는 것이 재미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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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가 주문한 <순대 접시>가 나왔는데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탄성이 나온다.
접시에 순대를 가득 담고 가운데는 부속고기를 부족하지 않게 넉넉히 올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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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소주>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 정도 안주면 부담없이 얼마든지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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급한 마음에 순대를 손으로 집어 소금에 찍어 맛을 보았다.
좋은 순대야 잘 손질된 곱창에 선지와 당면 이런저런 야채를 넣어 탱글하게 만들면 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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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렇게 만들어야 창자 특유의 냄새도 나지 않고 촉촉한 맛이 제법이기 때문이다.
나는 개인적으로 화려하게 이런저련 재료가 들어간 것 보다 당면이 주재료인 순대를 선호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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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장에서 팔던 이런 당면 순대는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거나 어묵 국물과 함께 먹어도 잘 어울린다.
한국인들 입맛이 다들 비슷한지 이 맛을 보려고 이른 저녁부터 줄을 서있는 것이 재미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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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순대접시>와 함께 국물이 무료로 제공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.
우리는 뽀얀 국물에 파를 넣고 다대기도 조금 풀은 후에 밥을 말아 먹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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스푼으로 밥을 퍼서 여기에 겉저리를 올리고 먹었는데 얼큰하니 이마에 땀까지 맺힌다.
어느정도 먹고는 국물에 남은 부속 고기도 올려 바닥이 보일 때 까지 먹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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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무봉리 순대>를 찾은 날이 약간 쌀쌀했는데 뜨거운 국물에 순대 접시까지 먹으니 온 몸이 훈훈하다.
이렇게 식사를 하면 요거트 아이스크림이나 맥도날드 아이스크림으로 디저트를 대신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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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데 오늘은 너무 잘 먹어서 그런지 아이스크림 생각도 나지 않는다.
"앞으로는 계속 To Go해서 먹을 것 같다는 생각이 나네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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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동안은 LA에서 직장 생활하는 아들에게 부탁해서 <투고>로 먹었는데 이젠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.
집에서 5분 거리에 <무봉리 순대>가 있으니 수시로 들를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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